30대 미혼 유방암 환자 난자냉동

난자 냉동 결정

유방암 치료를 위해 장기간의 호르몬 치료를 하기 전에 난자를 얼리기로 했다.
산부인과 협진으로 같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 30대 중반인 지금이 난자를 얼리기에 딱 적당한 시기라고 한다.
자궁근종 수술한 지 1년도 되지 않아서 제약이 있을까 했는데 어려움을 없다고 했다.
진료를 받기 전까지는 사실 난자동결에 대한 지식이 하나도 없었다.
주변 지인 중에 비혼주의가 있는데 난자냉동을 생각해보고 있다거나 다른 누가 했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내가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떻게 하는지 과정조차 모르고 있었는데 어쨌든 나중에 안해보고 난임으로 후회하기 보다는 작은 대비책이라도 만들어 놓는게 좋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바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난자냉동은 난임부부를 위한 시험관시술의 처음 단계와 동일하다. (이런 사전지식조차 없었다)
보통 난자동결이나 시험관 시술은 난임전문병원에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나는 유방암 수술이 끝나고 방사선이나 항암에 들어가기 전에 하는거라서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할 시간이 없었다.
같은 병원이니 산부인과가 유방외과의 협진이 되서 치료 기록이나 주의사항 등을 알기도 좋다.
마침 항암을 해야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유전자검사인 맘마프린트 검사를 보낸 기간이라서 난자냉동을 할 시간이 생겼다.
교수님 진료를 받고 진행과정에 대한 설명은 난임센터에서 했는데 전문간호사와 의사선생님이 계셨다.
대학병원의 난임센터는 특별할 때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환자가 많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난자냉동 과정

난자냉동은 생각보다 어렵고 복잡한 과정이었다.
우선 과배란주사와 배란억제주사를 매일 약 2주간 같은 시간에 배에 맞아야 한다.
보통 약을 타와서 집에서 혼자 본인 배에 주사를 놓는데 난 혼자 놓을 자신도 없고 병원도 멀지 않아서 매일 병원에 가서 맞기로 했다.
주말에는 주사실을 운영하지 않아서 난임센터에서 분만실에 부탁을 하여 금요일에 내가 미리 주사약을 처방받아 가지고 있다가 분만실에 가서 맞았다.
매일 주사를 두방에서 세방을 맞으니 배에는 주사자국도 많고 피멍도 생겼다.
주사를 맞는 2주간 일주일에 2번 정도 수시로 진료를 보면서 초음파로 난자의 양과 크기를 확인한다.
진료 결과에 따라서 주사약의 용량을 조절해서 처방한다.
매일 주사를 맞으면서 몸에 변화도 큰데 이 과정부터 힘들어서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2주 후에는 난자를 채취해서 바로 난자를 동결한다.
동결하여 난자보관은 기본 5년 단위로 하는데 매월이나 매년 5년간 금액을 지불하는 것은 아니고 채취시 한번에 낸다.
보관비용 자체는 많지 않고 10만원대다.
나중에 임신계획이 생기면 우선 호르몬약을 당분간 중단하여 자연 임신을 시도하고 이후에 시험관을 시도하고 그것도 어려우면 차후에 냉동된 난자를 사용한다고 한다.
우선은 매일 주사를 맞는 것부터가 일이라서 난자냉동을 하는 동안에는 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수술 이후 2주가 지났고 몸이 좀 회복되려는 차에 바로 난자냉동을 하게 되어 계속 조심해야한다.
난자냉동을 시작할 즈음 1박 여행도 계획하고 있어서 우선 여행을 다녀오고 바로 주사를 맞기로 했다.
 

난자냉동 비용

난자냉동 비용은 생각보다 비싸다.
기혼이라면 난임부부 지원이 되어 정부 보조가 많이 된다고 하는데 미혼이면 아무 지원도 없이 비급여로 진행된다.
전체 비용이 400만원대라고 처음 상담할 때에 설명해주셨다.
미혼인데 유방암에 걸려서 난자냉동을 하는건데 아무 지원도 없이 비급여로 400만원대의 금액을 지불하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어서 난자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아파서 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인데 비급여라는게 좀 안타깝다.
젊은 20대, 30대 유방암 환자가 많지 않아서 이런 정책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
비용이 부담되지만 난자냉동이 비용의 문제는 아니라서 당연히 결정하게 되었지만 비용 때문에 망설이게 되는 젊은 유방암 환자들도 많을 것 같다.
의료지원정책이 좀 더 발전해서 젊은 미혼 유방암 환자도 지원을 받아 난자냉동을 하게 되면 좋겠다.